안녕하세요! 오늘(8월 1일) 더 리큐어의 티켓 지원으로 대한민국 맥주산업박람회 KIBEX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맨 처음 방문한 브루어리는 ‘플레이그라운드’ 입니다.

각종 탈을 컨셉으로 잡은 맥주들과 여러 맥덕들의 호평을 받은 ‘홉스플래시 NEIPA’로 유명한 브루어리죠?

사실 전에 캔입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홉스플래시를 먹고 많이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케그를 통해 신선한 상태로 먹은 맥주들은 사뭇 달랐습니다!

‘역시 맥주는 현장에서 먹는 것이 최고’라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네요.

 

역시 국내 브루어리의 자존심 중 하나인 ‘핸드 앤 몰트’ 입니다.

이 부스에서는 홉을 천천히 맥주에 스며들게 한 세션 IPA 스타일의 맥주 ‘슬로우 IPA’를 맛보았습니다.

확실히 기존의 IPA나 세션 IPA와는 꽤나 다른 스타일이 인상적이었지만,

IPA의 특징 중 하나인 강한 홉향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네요.

그래도 굉장히 마일드한 맛과 질감을 가지고 있으므로, IPA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마셔볼 만한 개성있는 맥주입니다!

(‘상상 페일에일’ 4캔 + 맥주 캔 모양의 전용잔 세트도 1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망설이다 못 구매했네요 ㅋㅋㅠ..)

 

대구 지역의 마이크로 브루어리 ‘대도 브루잉 컴퍼니’ 입니다.

평소에 많이 접하지 못한 브루어리인 만큼 ‘메가 홉스’와 ‘망고 탱고’를 맛보았는데, 둘 다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메가 홉스는 이름대로 강한 홉의 맛과 청량함이 돋보이는 NEIPA입니다. 뉴 잉글랜드 스타일 특유의 헤이지(Hazy)함은 조금 부족했지만 IPA에 버금가는 강렬한 맛이 좋았습니다.

망고 탱고 역시 대중성과 마니아층 둘 다 잡은 깔끔한 맥주였습니다. 시중에 판매중인 ‘망X링X’와 다르게 몰트의 은은한 단맛이라는 맥주의 특징도 잘 살리면서 동시에 다가오는 강한 망고맛이 매력적이었어요. 귀여운 라벨은 덤이구요!

 

다음은 미국 브루어리인 ‘코로나도’ 입니다.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파인애플 팜 NEIPA’와 ‘페일 에일’을 맛보았는데, 둘 다 딱 전형적인 NEIPA와 페일 에일 맛이었습니다.

특히 파인애플 팜 NEIPA는 기존 NEIPA 캐릭터에 더해진 파인애플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편의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브루 브루어리’ 입니다.

이곳에서는 ‘구미호 피치 에일’을 시음했는데, 복숭아 맛이 다소 인위적이어서 실망한 기억이 나네요 ㅜㅠ

다른 과일 부재료를 넣은 맥주류와 다르게 복숭아가 조금 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KIBEX에서 사람들이 잔뜩 몰리던 부스 중 하나인 ‘아트몬스터 브루어리’ 입니다.

역시 국내 브루어리이고, 이곳에선 세션 IPA인 ‘수다 스폰서’와 사워인 ‘창세기’를 맛보았습니다.

수다 스폰서는 세션 IPA의 특징대로 가볍게 마실 수 있어서 좋았고, 창세기는 여러 복합적인 과일이 합쳐져 매우 강렬한 맛을 냈습니다. 거창한 이름을 붙인 것이 이해가 되는 맛이었어요.

이름대로 국내 브루어리인 ‘아리비어’ 입니다. 광업의 쇠퇴 이후 급격히 쇠락하기 시작한 강원도 탄광지역에서 맥주를 양조하는 브루어리지요. 개인적으로는 로컬 브루어리의 목표 중 하나인 ‘지역과의 상생’을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타 국내 브루어리들이 지향해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아랏차 IPA’만 시음해 보았는데, 묵직하게 깔리는 쓴맛과 IPA답지 않은 무거운 바디감이 인상적이었어요. 다만 제 취향과는 조금 맞지 않았습니다 ㅜㅠ

국내 사이더 명가 ‘댄싱사이더 컴퍼니’의 부스입니다.

이곳에선 ‘스윗 마마’, ‘댄싱 파파’, ‘요세 로제’ 까지 총 3종의 술을 시음해 보았네요.

스윗 마마와 댄싱 파파는 모두 사이더인데, 전자는 강하게 다가오는 사과의 단맛이 좋았고 후자는 다소 드라이하면서도 정돈된 사과 맛이 났어요. 둘 다 같은 애플 사이더면서도 사뭇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즐겁게 마셨습니다.

요세 로제는 조금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술인데, 시음 후의 인상은 아주 좋았습니다! 샴페인이 연상되는 탄산과 복합적인 과일 맛이 좋았어요. 이번에 사오지는 못했는데 조만간 한 병 집어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맥주가 있다면 안주도 있어야겠죠? 중간중간 맥주에 지친 입을 달래준 ‘머거본’, ‘달구지 막창’, ‘꼬마루 육포’ 입니다.

맥주와 영혼의 파트너! 땅콩 안주의 대명사인 머거본은 봉지당 300원이라는 혜자로운 가격을 자랑해서 저도 홀린 듯이 대여섯 봉지를 집어왔답니다.

길디긴 줄을 뚫고 한 점을 맛본 달구지 막창은 가게에서 구워먹는 거 같은 맛이었어요. 기숙사에서 화구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잔뜩 집어왔을 텐데 아쉽네요 ㅡㅜ

마지막으로 꼬마루 육포는 사진에 나오는 널찍한 육포가 2팩에 만 원이라 역시 바로 구매했습니다. 사실 안주 부스는 전반적으로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다들 정말 맛있었어요. 사진에 나온 부스 말고도 다른 육포 부스가 여럿 있었는데 모두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애정하는 ‘옴니폴로’와 ‘토플링 골리앗’의 수입사 부스입니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아쉽게도 남아 있는 상품이 별로 없고 시음도 불가능해서 구경만 하고 돌아와야 했답니다 흑흑..

비앙카 시리즈가 조금 쌌던 것 같은데 ‘한 캔 사올걸…’ 하는 뒤늦은 후회가 드네요.

부스 내부는 냉방이 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있고 마스크도 쓴 채였던지라 조금 더웠는데요, 이 어른들의 슬러시와 함께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버렸답니다.

베리와 보드카 & 럼과 블루라임으로 만든 두 종류의 슬러시를 맛보았는데 청량함과 과일 맛이 뿜뿜하면서도 원주의 캐릭터도 살아 있어서 재미있게 마셨습니다. 아직 기계를 들여놓은 바가 별로 없는 것 같던데 빨리 전국에 잔뜩 설치되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국내 브루어리의 자존심! ‘어메이징 브루잉’ 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장르인 ‘알프스 하드셀처’와 영원한 스테디셀로 ‘첫사랑 IPA’를 시음했습니다. 알프스 하드셀처는 복숭아 탄산수 같은 청량하고 가벼운 맛이 특징이었고 첫사랑 IPA는 항상 먹던 그 맛이었습니다. (부정적인 뜻이 아녜요! 대형 브루어리인 만큼 케그&캔 둘 다 QC가 잘 되어서 언제 먹든 맛있답니다.)

다만 알프스 하드셀처는 아직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장르이다 보니 가격 면에서 살짝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지금처럼 알프스 하드셀처와 첫사랑 IPA가 비슷한 가격이라면 무조건 후자를 집어올 거 같아요. 저도주인 만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더 많은 인기를 얻을 것 같습니다.

어메이징 브루잉의 라인업입니다. 최근 출시한 제임슨 위스키와의 콜라보레이션 IPA를 집어오고 싶었는데 품절이었어요 ㅡㅜ

역시 국내 브루어리인 ‘화이트 크로우 브루잉 컴퍼니’ 입니다.

이곳에서는 ‘새소리 블론드 에일’을 맛보았는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맛이라 기억에 남네요. 얼그레이 티를 블렌딩해 차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맥주였습니다. 로컬 브루어리기에 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라고 할 수 있겠어요!

이 브루어리가 이번 키벡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국내 1세대 브루어리인 ‘트레비어’ 입니다.

시음해 본 세종, 페일에일, 임페리얼 스타우트, 바이젠 모두 각 장르의 특징을 명확하게 띄고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페일에일은 트로피컬한 과일 향이 강하게 나면서도 굉장히 드링커블했고,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임스의 정석’이라 칭해도 될 정도였어요. 임스 특유의 강한 커피향과 초콜릿향 덕분에 마시는 내내 너무 즐거웠답니다.

페일에일을 꼭 사오고 싶었는데, 캔이 아닌 케그 병입으로만 판매하시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답니다 ㅜㅠ 언젠간 브루어리를 방문하고 싶네요.

벌꿀술 ‘미드’의 근-본 넘치는 브랜드 ‘고스넬스’ 부스입니다.

사실 미드는 처음 맛보는지라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켜 주는 경험이었어요.

‘구스베리 고스넬스’, ‘히비스커스 고스넬스’, ‘고스넬스 런던’ 세 종류를 시음했고 이 중에는 고스넬스 런던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의 두 술이 벌꿀 원료 자체보다 부재료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면 고스넬스 런던은 벌꿀 특유의 농밀한 단맛이 그대로 나서 더욱더 매력적이었네요. 벌꿀과 탄산의 조합이 이렇게 완벽할 수 있다니..!

부스 관계자 분이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연거푸 시음해보라고 권유해주셔서 기분좋게 체험해볼 수 있었답니다.

백종원 씨의 ‘더본코리아’에서 수입하는 홍콩 맥주 ‘마카우’ 입니다.

음.. 예쁜 잔은 좀 탐났지만 맥주는 테라&카스같은 국맥 라거들이랑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어요. 골든 에일의 특징을 별로 살리지 못하고 대중성에만 치중한 듯했습니다.

‘비어바나’ 부스에 장식되어 있었던 홉입니다! 매일 홉이 들어간 맥주를 마시면서도 실물은 처음 보는지라 엄청 신기했어요.

2004년에 시작한 국내 1세대 브루어리인 ‘바네하임’ 입니다.

이곳에서는 ‘쥬시 홉 밤 IPA’와 ‘장미 에일’을 시음했어요. 쥬시 홉 밤 IPA는 이름에서 ‘홉’의 캐릭터는 정말 잘 살렸지만 ‘쥬시’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장미 에일은 ‘장미와 맥주가 어울릴까?’ 하는 막연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신기했어요.

‘스톤’, ‘데슈츠’ 등의 해외 브루어리 맥주를 수입하는 ‘인터비어 코리아’의 부스입니다.

‘스톤 IPA’는 정말… IPA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맛이었어요. 홉의 강한 쓴맛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총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방역이 잘 이루어질지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매우 철저하게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검사가 실시되었고 주최 측에서 비닐장갑을 배부하는 등 여러 노력이 보여서 마음이 놓였답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서울 집시’나 ‘크래프트브로스’, ‘미스터리 브루잉’ 같은 핫한 국내 브루어리가 참여하지 않았고, 해외 브루어리 쪽 시설은 국내 브루어리에 비해 많이 미비했습니다.

그래도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할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으니, 맥주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가 봐야 할 행사가 아닐까 싶네요!